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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ee

The sound of snow

2024.11.27 - 2024.12.24

​갤러리실[] │ 서울특별시 용산구 회나무로 43, 앞

Qlee

도자를 기반으로 실을 연결하여 시각적이고 촉감적인 재료적 특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큐리 작가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트렌드와는 달리, 축적된 공예의 가치를 현시대와 융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담은 작품을 창작하고자 합니다.

도자와 섬유라는 상반된 두 매체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료 탐구를 통해 공감각적 요소를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합니다. 차갑고 단단하면서도 가변적인 흙으로 도자를 빚어 형태를 디자인하고, 어우러짐을 상상하며 1차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이후 부드럽고 따뜻한 유연성을 가진 실을 이어가며 새로운 존재성을 만들어 가는 2차 과정에서는 니팅의 반복적이고 느긋한 매력에 매료되며 작품을 완성합니다.

두 재료의 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반된 특성과 착오는 새로운 감각의 전이를 만들어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흥미로운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손맛의 깊이 , 인고의 시간 그리고 실제 풍경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땅에는 눈이 쌓이는 모습에서,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소복히 쌓인 눈의 풍경이 유독 제 눈에 아른거려서 작업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들은 눈처럼 부드러운 실로 연결되어 하나의 장면을 이루며, “눈의 소리”가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공감각적인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인 ‘눈’에 집중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벽면을 장식하는 작품들은 눈꽃을 형상화한 것들입니다. 눈꽃의 내면에는 각기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다양한 크기의 도자기를 만들고, 실을 엮기 위한 구멍을 뚫어 작업의 기초를 잡은 후, 각기 다른 색의 유약을 사용해 같은 듯 다른 색감을 표현했습니다.

완성된 도자기에는 실을 한 땀 한 땀 엮어 눈꽃의 형태를 표현하였고, 서로 닮았지만 조금씩 다른 눈꽃들이 모여 눈 내리는 아름다움을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소복 시리즈는 하늘에서 내린 눈이 땅과 나무, 지붕, 세상 모든 것 위에 소복이 쌓이는 모습을 닿을 듯 말 듯한 감각으로 표현합니다. 규칙적인 듯 불규칙한 실의 무늬가 도자기에 쌓이며 눈이 내리는 순간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이번 전시에서 눈의 소리를 상상하며 자연이 주는 고요한 감각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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