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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Nitna
2023.12.27 - 2024.01.24
​갤러리실
Nitna
안녕하세요. 손뜨개를 기반으로 설치작업을 하는 니트나입니다. 
완성도 있고 정갈한 뜨개질을 하기보
다는,
엉성하지만 제멋대로, 방법과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대바늘 뜨개와 코바늘 뜨개 방식을 혼합하여 작은 조각들을 만들어내고, 그것들을 다시 실로 이어나가며 하나의 형태를 완성하여 전개하거나 조각들을 하나씩 따로 배치하는 방법으로 “관계”라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업을 통해 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이, 다른 사람들도 결국에는 만남을 갖고 둘러앉아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따스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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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뜨개 조각들과 감싸여진 소반을 중심으로 보여지는 이번 설치 작업은 제가 오래 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을 시각적으로 풀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무언가를 먹고 마시며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은 식탁인 소반은 예로부터 먹고 마시는 것이 이루어지는 소박한 장입니다. 소반 위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잔잔하게 서로를 이어갑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고 내적으로, 외적으로도 다르지만 관계를 형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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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의 소반은 기계로 자르거나 다듬지 않고 손으로 직접 깎아서 만들기 때문에 치수적으로 완벽할 순 없습니다. 맨 위 동그란 판인 상판 원의 지름도, 다리의 섬세한 모양도, 상판 바로 아래에서 상판과 다리를 이어주는 운각을 구부리려고 낸 안쪽의 톱선들도 전부 완벽히 같을 순 없습니다.
나무를 깎으면서 실수도 합니다. 그래도 그것을 아예 새로이 만들기보다는 차근차근 보완해가며, 조금씩 바꾸며 완성해갑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소반을 보면 오히려 손맛이 느껴져 편안하고 소박한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뜨개 조각들 또한 완벽하게 어떠한 모양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삐져나온 털실도 있고, 그 모양들도 전부 다르고 구멍도 나있죠.
서툴고 어딘가 조금씩 모자라고 이음새도 삐뚤빼뚤하지만 결국 조각들은 서로 뭉쳐 따스하게 소반을 감싸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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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 조각처럼, 소반처럼 우리들의 관계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으로 완벽한 만남과 관계가 있지만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에 그와 같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삐그덕대기도 하고 같이 울고 웃으며 소통합니다.

​그렇게 관계를 만들고 지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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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속에서 작은 조각들은 사람들 개개인을 의미합니다. 서로 색도 다르고 짜여진 모양이며 방식도 다른 뜨개 조각들은 털실의 성질처럼 따스하게 감싸 소반을 형성합니다.
이번 작업이 추운 겨울 여러분을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작업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음이 힘든 분들이 치유받고 웃으며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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