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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X 김소연

나무(思惟)

김정우

나무를 소재로 문구 같은 소품에서 가구까지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는 목공예 브랜드 수목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상 사물을 통해 나무가 주는 휴식과 작은 행복을 전하고자 하며,

쓰임에 충실한 형태와 절제된 디자인으로 곁에 두고 오래 쓸 수 있는 유용한 물건을 만듭니다.

김소연

Pat, Co Knits

[Pastorale, Comodo] : 목가적으로,

평온하게 실로 그림을 그려내듯 작업합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작은 것을 만듭니다.

그게 하나의 명확한 이미지를 나타내든, 추상적인 느낌만 담아내든, 대바늘을 사용하든, 코바늘을 사용하든, 그저 하나의 그림으로 인식된다면 상관없습니다.  주로 제 시선이 가는 것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풀어내 기록하고 있고, 무엇이 됐든 저를 닮은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려 노력합니다.

[사유(思惟)의 대상]

‘나무는 어디에나 있다. 초록색의 무성이들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이파리들이 색을 변모함에 사계절이 지나감을 인지한다. 지나버린 계절들의 나무를 나는 충분히 눈에 담았나?’

나무는 두 작가 모두에게 사유의 대상입니다. 한 명은 나무를 보며 쓰임새를 깊게 고민하고,

한 명은 나무의 순환에서 정해진 때를 배우죠. 두 사람 모두 관조(觀照)의 자세로 나무를 대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그것을 풀어나갑니다.

나무가 하나의 존재로 인식될 때에 삶의 여유를 알아차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이 늘 있길 기원합니다.  

[껍질(樹皮)]

고개를 위로 한껏 끌어올려야 끝이 보이는 나무들은 자연스럽게 기둥에 시선을 더 많이 주게 됩니다. 갈래와 갈래를 연결하는 하나의 단단한 기둥과 오래 눈을 맞추던 어느 때, 그들의 껍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무는 한 점에서 시작하여 위아래로 뻗어 나가고 안에서부터 자라납니다. 성장과 함께 밀려난 그들의 가장 오래된 부분은, 때로는 손을 갖다 댈 수 없을 만큼 거칠고, 때로는 정갈하게 다듬어진 모양새로 존재합니다.

수피(樹皮)는 각자의 모양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나무의 새 살을 보호합니다. 기둥을 두르고 감쌉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갈라지고 떨어집니다. 부산물이 되어 바닥을 덮었다가 찬 바람에 날리기도 합니다.

연속적인 시간에 순응하며 갈라지고 떨어지는 나무껍질을 부드러운 실로 표현했습니다. 성장의 증표이자 보호막인 껍질이 땅에 떨어지거나, 바람에 날려 누군가에게 닿을 때  부드러운 모양새이길 바랍니다.

고비(考備)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걸어놓고 편지나 간단한 종이 말이 같은 것을 꽂아두는 실내용 세간.

고비는 평좌식 주거공간에 적합하게 발달된 우리나라의 독특한 가구 유형으로 주로 편지나 두루마리 등을 꽂아두는 문방 가구입니다. 벽면을 장식하는 전통 가구로, 기능 못지않게 장식을 위한 조형적인 측면도 비중 있게 고려되었습니다.

(출처: 문화 원형 용어 사전 )

두 고비 모두 은행나무를 기본 목재로 사용하였고, 왼쪽 고비의 앞면은 감나무 중에 심재 속에 검은 무늬가 있는 먹감나무로 제작하여 장식적인 요소를 더했습니다. 오른쪽 고비의 앞면은 먹감나무의 무늬를 대바늘 배색 기법으로 표현한 뜨개 조각으로 작업하였고, 목재와 실, 상반되는 두 물성의 조화를 이끌어냅니다.

조명 & 연필꽂이 

뜨개 기법을 사용해 만든 나무껍질 조각을 실제 나무에 붙여 제작한 조명과 연필꽂이입니다. 작은 나무 기둥을 보며 어느 때에나 사유의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하였습니다.

WINDOW EXHIBITION

1. 고비 / 15*60cm / 은행나무, 먹감나무, knitted piece / 2023
2. 조명 & 연필꽂이 / wood, wool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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